클로드 코드 스킬과 플러그인 — 메모로는 안 되는 것들

메모가 길어지기 시작하면

3편에서 CLAUDE.md에 적어 둔 것들을 기억하시나요. 한국어로 답하기, 주석 달기 같은 짧은 규칙이었죠. 며칠 쓰다 보면 이 파일이 슬금슬금 길어집니다.

“고치기 전에 계획부터 보여 줘”를 적고, “만들었으면 직접 실행해서 확인해 줘”를 적고, 버그 잡는 순서까지 적다 보면 어느새 스무 줄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클로드가 예전만큼 잘 지키지 않는 것 같은 때가 옵니다.

이 파일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선을 넘어가는 것들을 담아 두라고 있는 게 스킬과 플러그인입니다.

메모로 되는 것, 메모로 안 되는 것

메모는 클로드가 대화를 시작할 때 항상 먼저 읽는 파일입니다. 그래서 늘 지켜야 하는 짧은 규칙에 잘 맞습니다. 한국어로 답하기, 주석 달기, 건드리면 안 되는 파일 정해 두기 같은 것들이죠.

반대로 이런 것은 메모에 적기 어렵습니다.

  • 순서가 있는 일: 버그를 잡을 때 재현하기 → 원인 좁히기 → 고치기처럼 단계가 정해진 작업
  • 설명이 긴 일: 한두 줄로 안 되고 한 페이지쯤 써야 제대로 전달되는 방식
  • 가끔만 필요한 일: 한 달에 한 번 쓰는 절차

메모에 적은 내용은 매번 전부 읽힙니다. 그러니 길어질수록 정작 중요한 줄이 묻히고, 오늘 하지도 않을 작업 설명까지 매 대화마다 따라다닙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만 꺼내 읽는 설명서가 따로 있습니다. 그게 스킬입니다.

스킬은 설명서 한 장

스킬은 폴더 하나에 들어 있는 설명서 한 장입니다. SKILL.md라는 파일 맨 위에 이름과 “언제 쓰는 것인지” 한 줄 설명이 있고, 그 아래 본문에 작업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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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tdd
description: 테스트를 먼저 쓰는 방식으로 기능을 만들거나 버그를 고칠 때 사용한다.
---

(본문: 어떤 순서로 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가 길게 적혀 있습니다)

클로드는 평소에 맨 위의 이름과 설명 한 줄만 보고 있다가, 지금 맡은 일이 거기 해당하면 그때 본문을 펼쳐 읽습니다. 그래서 스킬을 여러 개 두어도 평소 대화가 무거워지지 않습니다. /tdd처럼 이름을 직접 불러서 쓸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메모는 늘 펼쳐 두는 것, 스킬은 필요할 때 꺼내 읽는 설명서입니다.

스킬은 직접 만들 수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이미 잘 만들어진 것을 가져다 쓰는 데까지만 보겠습니다.

플러그인은 스킬을 담은 꾸러미

플러그인은 스킬 여러 개와 명령어 같은 것들을 한 꾸러미로 묶어 놓은 것입니다. 하나를 설치하면 그 안에 든 스킬이 전부 함께 들어옵니다. 예를 들어 테스트를 먼저 쓰는 방법, 버그를 추적하는 방법, 코드를 검토하는 방법이 한 플러그인에 같이 들어 있는 식입니다.

스킬 플러그인
정체 설명서 한 장 스킬과 명령어를 묶은 꾸러미
얻는 방법 파일을 정해진 폴더에 두기 마켓플레이스에서 설치
쓰는 방법 클로드가 알아서 꺼내 씀 (이름으로 직접 부를 수도 있음) 안에 든 스킬과 명령어를 그대로 씀

지금은 구분을 외울 필요 없습니다. 플러그인을 하나 설치하면 스킬이 여러 개 들어온다 정도만 알아 두면 충분합니다.

어디서 찾아 설치하나

클로드 코드에서 /plugin을 입력하면 설치 메뉴가 열립니다. 방향키로 고르고 엔터를 누르면 됩니다.

  1. /plugin을 입력합니다.
  2. 마켓플레이스를 둘러봅니다. 마켓플레이스는 플러그인을 모아 둔 목록이고, 공식 마켓플레이스가 처음부터 들어 있습니다.
  3. 쓸 만해 보이는 것을 골라 설치합니다.
  4. 설치가 끝나면 /help를 입력해 봅니다. 명령이 딸린 플러그인이라면 목록에 새 항목이 보입니다.

공식 목록에 없는 플러그인은 만든 사람이 깃허브 저장소 주소를 알려 줍니다. 그럴 때는 /plugin marketplace add 주소 형태로 목록을 먼저 추가한 뒤 설치하면 됩니다.

플러그인을 설치하는 것은 남이 쓴 것을 내 컴퓨터에서 쓰는 일입니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디서 받아 오는지 정도는 보고 설치하세요. 써 보고 손이 안 가면 /plugin에서 사용 해제하거나 지울 수 있으니 부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목록을 미리 훑어보고 싶다면

터미널 안에서 고르는 게 답답하면 웹에서 먼저 구경해도 됩니다. 처음에는 아래 두 곳이면 됩니다.

어디 무엇이 있나
공식 마켓플레이스 저장소 /plugin에 기본으로 들어 있는 그 목록입니다. 플러그인마다 설명과 안에 든 스킬을 볼 수 있습니다
Anthropic 스킬 모음 앤트로픽이 공개한 스킬들입니다. 스킬이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보기에 좋습니다

둘 다 만든 곳이 분명하고 계속 관리되는 곳이라 처음 고를 때 기준으로 삼기 좋습니다.

제가 써 본 것 — 화면을 대신 봐 주는 플러그인

저도 여러 개를 두고 쓰지는 않습니다. 그중 실제로 도움을 받은 건 디자인을 봐 주는 impeccable이라는 플러그인입니다.

지금 보고 계신 이 사이트를 만들면서 설치했습니다. 혼자 만들다 보면 화면이 눈에 익어서, 이상한 곳이 있어도 그냥 지나가게 됩니다. 봐 줄 사람이 없다는 게 제일 아쉬웠습니다.

이건 공식 목록에 없어서, 만든 사람이 알려 준 깃허브 주소를 먼저 추가하고 설치했습니다. 앞에서 말한 두 번째 방법입니다.

설치한 뒤에 한 일은 간단합니다. “이 화면 한번 봐 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면 디자인과 접근성을 훑어서 고칠 만한 곳을 목록으로 만들어 줍니다. 버튼을 누르는 영역이 작다, 코드 글씨 색이 배경과 덜 구분된다 같은 것들을 숫자와 함께 짚어 줬습니다. 눈으로만 봐서는 넘어갔을 것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전부 고치지는 않았습니다. 몇 가지는 보고 나서 지금은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스킬이 해 주는 일은 목록을 만들어 주는 데까지입니다. 무엇을 고칠지 정하는 건 여전히 제 몫이었고,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주의할 점도 하나 있었습니다. 이 플러그인은 과감하게 새로 디자인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미 쓰고 있는 화면에 그대로 반영하면 원래 모습과 멀어질 수 있어서, 결과를 먼저 보고 받아들일 것만 골라 쓰는 편이 낫습니다.

처음이라면 이 정도만

  • 요즘 반복해서 하는 부탁이 있는지 하나만 떠올려 보세요. 한 줄로 끝나면 메모에 적고, 설명이 길어지면 그때 스킬을 찾아보면 됩니다.
  • 한 번에 하나씩만 설치하세요. 여러 개를 한꺼번에 설치하면 무엇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설정을 조금만 하라던 3편과 같은 이유입니다.
  • 일주일쯤 써 보고 손이 안 가면 지우세요. 설치해 둔 것이 많다고 잘 쓰는 게 아닙니다.
  • 스킬은 없던 능력을 만들어 주지 않습니다. 잘 되던 작업 방식을 대신 기억해 줄 뿐입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순서로 일하는지 알고 있을수록 고르기 쉬워집니다.

여기까지가 기초입니다

다섯 편에 걸쳐 필요한 것은 다 봤습니다.

  • 1편 — 클로드 코드가 무엇이고 채팅 AI와 어떻게 다른지
  • 2편 — VS Code에서 설치하고 첫 부탁을 보내기
  • 3편 — 매번 하던 말을 메모에 적어 두기
  • 4편 — 일을 나눠 맡기고 결과를 확인받기
  • 5편(이 글) — 반복되는 작업 방식을 스킬과 플러그인으로 묶어 두기

이 다섯 가지를 알면 혼자 쓰는 데 막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나머지는 쓰다가 필요해질 때 찾아보면 되는 것들입니다. 스킬을 직접 만드는 일이나 다른 서비스와 연결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필요가 생기기 전에 미리 공부해 두면 대개 쓰지 않은 채로 잊어버립니다.

처음부터 잘하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게 부탁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아니면 되돌리는 것만 반복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다 같은 말을 또 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날이 오면, 그때가 스킬을 찾아볼 때입니다.